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크게 라디오를 켜고
 차 운전은 더럽게 못하지만 아무튼 가끔씩은 차를 운전한다. 그럴 때면 나는 크게 라디오를 켜고 창문은 열고 노래를 크게 따라부른다. 운전도 못하는게 주제넘는 짓이란거 알고 있다. 더럽게 민폐라는 거 나도 알고 있다. 그래도 어쩌겠는가, 내가 좋은데. 어차피 그 순간만 즐거우면 되는 것, 불법도 아닌 데 나는 별 상관이 없다. 게다가, 나는 썩 노래를 잘하니까 - 라고 생각까지 해버리면, 오히려 몹시 즐거워진다. HEY, ISN'T IT FUNNY?

 철학 공부를 조금씩 조금씩 해왔다. 나는 플라톤 - 데카르트 - 베이컨 - 칸트 - 헤겔 - 그 외 수많은 철학자들로 이어지는 계보를 공부하며, '아, 이것 참 답 없구나.'라고 생각했다. 아무 것도 전제할 수 없는 철학은, 그렇기에 답이 없고 그렇기에 난해하다. 모든 지식은 삶의 방향과 연결된다. 그런데 가장 방향타가 되어줄 것 같았던 이 놈의 철학은, 결정적인 순간엔 결국 'I don't know'라고 대답해버린다. 우웩 - 그래서 나는 몇 년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.

 그런데 어느 샌가, 'I don't know'가 변했다. 조금씩 살아 가면서, 여러가지 경험을 통하면서, 나는 세련된 "I don't know"를 구수한 "나도 잘 몰러~~"로 바꾸는 법을 배웠다. 똑같은 말인데도, 많은 것이 변했다. 모르는 것은 정체가 아니었다. 나는 모른다는 절망을 까짓거 잘 몰라도 된다는 희망으로 바꾸는 법을 배웠다. 모르는 것은 새로운 시도의 가능성이었다. 어차피 나의 모든 행동은 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. 그 모든 영향을 알게 된다면, 진짜로 우웩 - 나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게 된다. 나는 살아가고 싶었다. 아무리 연애의 실패에, 힘든 군생활에 비참해하더라도, 그 모든 감정조차 살고 싶다는 욕망에서 나왔다는 사실을 느꼈다.

 누군가 내게 "당신은 앞으로 무엇을 하실건가요?"라고 물으면, 나는 씩 웃으며 이렇게 말할 거다. "나도 잘 몰라~" 마음이 가는데로, 내 생각이 나에게 시키는 대로 행할 것이다. 지금은 뭘 할거냐고? 사람들이 많이 많이 보고 싶으니까, 그냥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. 새로운 사람들한테도 말이나 한번 걸어봐야겠다. 난 몹시 매력적인 놈이니까, 나로 인해 사람들이 즐거워할 것을 보면 몹시 즐거워진다. HEY, ISN'T IT FUNNY? 삶이라는 것은 원래 즐거운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본질적으로 즐거워야 하는 것이다.

 22살짜리가 이런 말 하는 것이 주제넘는다고, 네 미래 위치나 잘 생각해놓으라고 누군가 구박을 하더라도, 나는 또 다시 크게 라디오를 켜고, 크게 노래를 부르며, 오늘도 서투른 운전으로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간다. 국방의 의무조차 나의 길을 막을 수 없다. 내가 즐거워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유이니까. LET'S SINGING AGAIN!!
# by 노래하는장돌뱅이 | 2009/06/21 15:02 | 트랙백 | 덧글(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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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meow at 2009/06/30 00:08
결국 주제는 자뻑과 바람피기 공식선언인건가..-ㅅ-ㅋㅋ
Commented by sawu at 2009/07/01 15:33
약속잡아뒀당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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